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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제스님 "간화선 통해 眞我 찾아야"
연합뉴스 (2012.02.02 00:00:00, 조회 : 5046)

 

 

<인터뷰> 진제 스님 "간화선 통해 眞我 찾아야"


 

인터뷰하는 불교 조계종 차기 종정 진제 스님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을 위해 방미중인 불교 조계종 차기 종정 진제 스님이 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해 연말 차기 종정으로 추대된 진제 스님은 3월말 임기가 끝나는 법전 종정 스님의 뒤를 잇는다. 2012.2.2 sgh@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 불교 조계종 차기 종정 진제 스님은 1일(현지시간) 불교는 앞으로 산문(山門)을 활짝 열 것이라고 말했다.

 

선(禪)의 대중화, 참선 수양 방법인 간화선(看話禪.화두를 바탕으로 수행하는 참선법)의 세계화를 주창하고 있는 진제 스님은 중생과 자주 만나고,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도 많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규모 국가행사인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중인 진제 스님은 이날 연합뉴스와 만나 "선법을 널리 알려 인류가 참나(眞我)를 찾아가는 생활선을 실천하도록 함으로써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 진제 스님은 "인류평화를 위해 종교인들이 어떻게 이바지할 것인가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야 한다"며 종교간 대화도 역설했다.

 

진제 스님은 지난해 9월에도 미국 뉴욕에서 대법회를 개최해 마국 중심부에서 한국 불교를 설파하는 데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있다.

 

다음은 진제 스님과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 불교계의 큰 스님으로서 기독교 국가인 미국을 자주 들르는 까닭은.

▲ 세계 평화를 위해서이다.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나라이지만 정신적으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미국은 세계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한 나라이다. 정신 문화를 미국 사회에 많이 심어 물질적 풍요에다 정신적으로도 앞서도록 해 세계평화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미국 사람들은 선불교, 간화선에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가.

▲ 미국의 지식층이 참선을 좋아한다는 것을 느꼈다. 미국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정신은 물질적 풍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선불교의 지도를 받게 되면 미국에서도 '선풍'(禪風)이 일 것으로 생각한다.

 

-- 앞으로 '선풍'을 일으키기 위한 계획은.

▲ 올 가을에 법어집이 미국과 유럽 5개국 도서관에 들어간다. 젊은이들이 참선 수양에 몰두하게 되면 모든 갈등과 시비가 없어진다. 투쟁없는 세계, 평화를 다같이 누리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

 

-- 간화선은 왜 필요한가.

▲ 참선은 생활을 하는 가운데 행하는 것이다. 곧 생활선이다. 직장생활을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하거나 항상 자나깨나 앉으나 서나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이던고'를 묻는 것이다. 마음의 고향에 이르면 '진아'가 있다. 또 '진아' 가운데에 모든 진리가 있다. 밝은 지혜를 증득하게 되면 모든 투쟁과 갈등이 없다. 지배가 끊어지고, 온 세계가 한 집이고 온 인류가 둘이 아니게 된다. 취(取)하려는 것도 가지려는 것도 없게 된다.

 

 

미 국가조찬기도회 지도자 대화 참석한 진제 스님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 미국을 방문중인 불교 조계종 차기 종정 진제 스님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의 오찬 지도자 대화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진제 스님은 첫번째 연설자로 나서 종교간 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진 오른쪽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유대인 유명 랍비이자 종교학자인 잭 벰포라드. 2012.2.2 sgh@yna.co.kr 

 

 -- 어떻게 하는 것이 간화선이고 참선인가.

▲ 몸뚱이는 썩어 없어지므로 참나가 아니다. '이 몸을 부모님으로부터 받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이던가'를 놓고 오매불망 의심하는 것이다. 의심하는 과정에서 공포심, 질투심 등 중생의 잘못된 인식이 모두 없어지고 편안한 가운데 한 생각만 흘러가게 된다. 이것이 무르익으면 흐르는 시냇물처럼 한 생각만이 밤낮으로 끊이지 않게 흘러가 진리의 문에 이르게 된다.

 

-- 일반 사람들도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가.

▲ 당연하다. 진리는 천상세계에서 빌려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 개개인의 마음 가운데에 진리가 있다.

 

-- 예수의 가르침이 불가의 가르침과 연결된다고 했는데 어떤 면에서인가.

▲ 예수의 사상은 사랑과 봉사이다. 절집(佛家)도 한편으로는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 무한히 화두와 씨름하고, 한편으로는 모든 불우한 이웃을 위해 갖가지 선행을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예수의 가르침과 불가의 가르침은 대동소이하다.

 

-- 'K-팝' 열풍이라는 말이 있는데, 스님이 추진하시는 간화선의 세계화, 선불교의 세계화를 'K-부디즘(Buddhism)'이라고 표현해도 좋은가.

▲ 그렇지. 'K 선'이라고 하면 좋겠다. 코리언 선..(웃음) 'K 선'이 미국 대륙부터 선풍을 일으켜서 유럽을 거쳐 동양으로 역풍이 불어오게끔 하고 싶다.

 

-- 동양인들과 달리 물질 문명 우선 경향인 서양인, 특히 미국인들에게 참선, 간화선의 의미가 다가갈 수 있을까.

▲ 지난해 9월 뉴욕 맨해튼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법문을 했을 때 느낌이 40년 동안의 법문 동안 그날처럼 청중이 희열을 느끼는 것은 처음 보았다.

 

-- 종교간 갈등으로 평화가 깨지고 갈등이 심화되는 일도 현실에는 있는데,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가.

▲ 본시 선을 하면 그런 것이 없어진다. 진리는 일심(一心)중에 있는데, 껍데기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선을 통해서 마음을 열면 서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어떤 종교를 갖고 있든 선을 행한다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 요즘 종교가 사회의 근심거리가 됐다는 얘기가 나오곤 한다.

▲ 내 종교에 대한 아집, 내 종교가 최고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이다. 바른 신앙을 하면 투쟁과 시비가 없다.

 

-- 불자가 아니더라도 참선 수행을 할 수 있는가.

▲ 기독교를 믿건, 천주교를 믿건, 힌두교를 믿건 선을 할 필요가 있다. 마음의 고향에 이르면 모든 진리가 거기에 있다. 하늘세계에 진리가 있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 진리가 있다. 참된 나, 참나 가운데 진리가 있다.

 

 

인터뷰하는 불교 조계종 차기 종정 진제 스님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을 위해 방미중인 불교 조계종 차기 종정 진제 스님이 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해 연말 차기 종정으로 추대된 진제 스님은 3월말 임기가 끝나는 법전 종정 스님의 뒤를 잇는다. 2012.2.2 sgh@yna.co.kr 

 

-- 종정으로 취임한 후에도 중생들과 많이 만날 것인가.

▲ 그럴 생각이다. 산방에만 있지 않을 생각이다. 토요일은 일반신도들과 접하고, 일요일은 스님과 접하도록 할 생각이다.

 

-- 미국 외에 다른 나라도 방문할 계획인가.

▲ 미국 방문을 통해 간화선의 세계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른 나라도 기회가 되면 갈 생각이다. 모든 종교인과 만나서 대화를 하고, 어떻게 하면 세계평화를 위해 종교인들이 이바지 할 수 있느냐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야 한다.

 

-- 취업난 등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좌절하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천리길도 '멀다, 멀다' 하면 못 간다. 한걸음 한걸음 가다보면 좋은 직장도 갖게 된다. 무조건 좋은 직장만 가지려고 하면 안 된다. 인생은 성실함 속에서 복이 오는 법이다.

 

--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이어진다. 정치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지도자는 우선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해야 한다. 사리사욕을 떠나야 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정확한 판단을 해서 정치를 해야 한다.

 

 

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sgh@yna.co.kr

기사입력 2012-02-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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