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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평화 기원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
경향신문 (2015.05.17 00:00:00, 조회 : 5457)

 

ㆍ“땅과 마음이 함께하는 진정한 통일 위해 서로 다름 인정하며 나만 옳음 내려놔야”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16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부터 시청까지 가득 메운 스님과 불자들은 선정(禪定)에 들었다. 선정은 한마음으로 사물을 생각해 마음이 하나의 경지에 정지해 흐트러짐 없는 것을 말한다. 5분간 서울의 중심 광화문광장 일대가 일제히 침묵 속에 빠지는 장관이 펼쳐졌다. 이들은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했다. 불교계의 대중 법회인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에서다

 

 

지난 16일 열린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에 참석한 스님들이 절을 올리고 있다. 무차대회는 조계종이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연 ‘광복 70주년 한반도 통일·세계 평화 기원대회’의 일환이다. | 연합뉴스


 

세계 20개국에서 방한한 승려 200여명을 포함해 약 30만명의 불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부터 시청에 이르기까지 세종대로를 가득 채웠다. | 연합뉴스

 

이날 세계 20개국에서 방한한 승려 200여명을 포함해 약 30만명(주최 측 추산)이 광화문광장부터 시청에 이르기까지 세종대로를 가득 메웠다. 무차대회는 불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법문을 듣는 불교의 대중 법회다. 이번 행사는 조계종이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고 한국 불교의 간화선 수행법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마련됐으며 한국 불교 1700년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진행됐다. 법고 소리가 본 대회의 시작을 알리자 조계종 종정인 진제 스님이 동자승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고, 조계사 범종각에서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5번의 타종이 울렸다.

 

진제 스님은 이날 법어에서 “누구든지 마음을 깨달아 참나를 찾으면 영원한 행복과 대지혜를 누릴 수 있다. 사람이 곧 부처임을 깨달아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삶을 사는 일이 우리가 이루어야 할 서원”이라며 “혼자만 구원받으면 되고, 모든 잘못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는 사회풍조 속에서 인격 도야의 실천행이 더욱 절실하다”고 밝혔다. 진제 스님은 마음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화두 참선을 통해 참나를 깨닫는 ‘간화선’ 수행법을 제시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2015 불교 통일선언문’을 통해 “남과 북의 영토가 하나 되는 물리적 통일에만 모든 힘을 쏟고 있지만 진정한 통일은 ‘땅의 통일’과 함께 ‘마음의 통일’을 이뤄내는 것”이라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나만 옳다’는 자기중심적 마음을 내려놓고 상대방과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 비로소 공존, 상생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본 행사에 앞서 진제 스님과 자승 스님은 해외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해 분향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유가족 대표단은 “어린 영혼이 많이 돌아가셨으니 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고, 진제 스님은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무차대회에 앞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세계평화회의에서 각국 종교 지도자 20인은 ‘세계 평화 기원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이 시대 마지막 분단의 아픔을 품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고 지구촌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종식해 인류의 행복과 세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어떤 폭력이나 배타적인 행위도 반대하며, 종교 간 대화와 교류에 적극 협조해 종교 화합과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조계사에서 한국전쟁 희생자를 위한 수륙무차대재가 봉행됐다. 이들은 서울 강남 봉은사에서 참배하고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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